트라이슈머(Trysumer)란 ‘시도하다(Tr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입니다. 광고나 유행에 좌우되지 않고 직간접 체험과 정보 수집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제품을 판단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주체적인 소비자 집단을 의미합니다.
트라이슈머는 이전부터 사용했던 용어지만 팬데믹 기간에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데다, 팬데믹으로 인해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어 이전에 비해 소비자의 구매 기준이 전반적으로 엄격해졌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를 중심으로 한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신뢰도 강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면서 트라이슈머라는 키워드가 다시 각광받기 시작했는데요. 또한, 기업과 SNS 인플루언서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광고 컨텐츠 속의 제품을 신뢰하는 기준이 까다로워졌는데 이 또한 트라이슈머의 확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국내 SNS 광고의 실태와 소비자 광고 신뢰도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 등 SNS에서 협찬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홍보성 게시물을 올린 ‘뒷광고’를 약 1만 7천 건 적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KDI 경제정보센터가 지난해 공개한 SNS 부당 광고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최근 5년간 SNS 광고 피해 사례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전국 단위 소비자 상담 통합 콜센터인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SNS 광고 제품 구매 고객의 피해 사례는 2016년 32건에서 2021년 168건으로 5.25배나 급증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국내 기업의 광고법 위반 논란 또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표시광고법 위반, 허위 및 과장 광고 등 광고법과 관련한 잡음이 잇따르면서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신뢰도 하락이 직접 정보를 수집해서 구매를 결정하는 트라이슈머의 부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미지: 무신사 스냅
트라이슈머의 가장 큰 특징은?
트라이슈머는 사전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모으고 다양한 리뷰를 일일이 확인하는 사전 단계를 거친 후 구입을 결정합니다. 브랜드의 인지도나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체험단, 서포터즈 등 무료로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놓치지 않죠. 본인이 직접 알아낸 정보를 가장 신뢰하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사용해보거나 서비스를 체험하는 데 적극적입니다. 실패 없는 소비를 위한 꼼꼼한 사전 정보 수집이 트라이슈머를 정의하는 대표적 특징입니다.
이미지: 브이리뷰
트라이슈머를 공략한 국내 기업 예시
트라이슈머가 서로 리뷰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도 후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거나 리뷰 플랫폼을 론칭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SSF샵은 지난 2월 패션 전문 리뷰 커뮤니티 서비스 ‘세사패 다이버’를 론칭했습니다. 고객이 직접 구매한 의류 제품과 후기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팔로우, 좋아요, 댓글 등 소셜 미디어 기능 또한 갖추고 있죠.
무신사는 패션모델이나 무신사가 선정한 인플루언서만 등장했던 ‘무신사 스냅’을 모든 회원이 직접 자신의 사진을 올릴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했습니다. 더 많은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여 기업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패션 커뮤니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죠.
SSG닷컴은 동영상 리뷰 기능을 확장, 베스트 영상 리뷰를 남긴 고객에게 1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전략을 펼친 바 있습니다. 2021년에 업로드된 영상 리뷰 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인공지능 기반의 동영상 리뷰 플랫폼 ‘브이리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구매자의 동영상 리뷰를 수집하여 온라인 쇼핑몰에 자동으로 업로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서비스 출시 3년 만에 약 3천 개의 고객사를 확보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죠.
이미지: SSG.COM
트라이슈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가치 소비와 체험형 소비를 즐기는 트라이슈머의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트라이슈머는 자체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하거나, 이미지 또는 영상 기반의 리뷰를 생산하며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뒷광고’가 아닌 순수한 리뷰는 소비자가 직접 생성하는 하나의 콘텐츠로 발전하고 있으며 고객의 구매 여정에 미치는 효과 또한 커지고 있죠. 소비 시장의 파워 집단으로 성장하는 트라이슈머를 공략하기 위한 기업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